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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임시] 북큐슈 여행기 - 3일차

by 고창달맞이꽃 2010. 1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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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도 너무 늦게까지 여행기와 경비 정리하고 오늘 일정 정리하느라 늦잠을 자버렸다.
원래 8시26분열차를 타야했는데 너무 늦어서 다음 열차인 9시도 넘기고 10시1분에 출발하는 열차를 타기로 하고 나섰다.
오늘의 목적지는 나가사키, 버스1일권을 끊어서 여기저기 바쁘게 돌아다닐 계획이다.
하지만 가는 시간만 2시간이 걸리는지라 오전 일정을 다 까먹어서 저녁식사를 하러 갈려던 짬뽕전문 시카이로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하카타역에서 열차를 기다리는데 우리가 탈 열차와 같은 기종인 카모메(갈매기라는 뜻) 열차가 건너편 역에 들어오고있었다.
새하얀 색의 하얀갈매기. 유선형의 잘빠진 몸매가 매력적이었다.
우리 앞에는 사세보행의 미도리 열차가 대기하고 있었는데 잠시 후 다른 열차가 오더니 합체!를 하는 것이다.
잠깐 주어들은 정보로는 다른 열차끼리도 방향이 같으면 하나로 연결해서 운행이 된다거나 하는 것을 들었지만 실제로 보니 신기했다.
근데 나중에 붙은 열차가 바로 우리가 타고갈 케모메13호였다.
어라, 새하얗고 날렵한 그넘은 어디가고?? 뽑기운은 여기서도 작용하나보다; 하필 특급이 아니라 다른 열차에 걸린것이다.
조금 실망했지만 너무나도 오랜만의 열차여행이기에 차량에 올라서 가까운 좌석에 앉았다.
잠시 후 열차가 출발하고 차표 검사를 하는데 자신있게 JR패스를 내밀었더니 승무원아저씨가 난감한 표정으로 뭐라고 얘기를 한다. 다행히 외국인인걸 알고 영어를 적절히 섞어서 머릿속에서 번역을 해보니 대략 예약표를 보여달라는거다.
당연히 예약을 하지않아서 뻘쭘해하고 있는데 이쪽은 예약석이니 뒤쪽의 자유석인 4,5번칸을 이용해달라는 안내를 받아 자리를 옮겼다.
3일정액 이용권도 타기전에 자리를 예약할 수 있다고는 했지만 평일 낮시간이라 사람이 많을까 싶어 예약을 하지않았었던 것이다. 어차피 예약 안해도 자리가 많이 남기는 했지만 규정상 지정석인 칸이었으므로 변명할 것도 없이 바로 자리를 옮겼다.
지나는 풍경의 시골풍경이 너무나 좋았다.
와이프가 좋아하는 스타일이 시골집스럽게 마당이 좀 있고 마루가 있는 한옥 비슷한 집인데 일드 호타루의 빛의 본무대인 그 집이 딱 좋아하는 타입이다. 마침 귀촌을 결정하였으니 최대한 그런 집을 구하고 있었기에 일본에서 그런 모양의 집들이 창밖으로 잔뜩 지나가니 너무 욕심이 났다.
1시간 가량은 창밖구경을 하다가 어제 모자란 잠때문에 어느덧 잠이 들었다가 도착하기 30분전 쯤에 잠에서 깻다.
나가사키역에 내려 란란버스 표를 살려고 인포데스크에 문의를 했는데 뭔가 적힌 A4지를 내밀어 읽어보니 한/중/영어로 적힌 글이었다. '버스는 이용하기가 불편합니다.'
찾아본 기행문에서 란란버스얘기가 많아 아무 생각없이 결정한것인데 다시 에그를 켜고 정보를 찾아보았다.
란란버스는 배차간격이 너무 길어서 각 지역에 이동할때마다 차시간을 맞추는게 쉽지않다는 것이다.
차시간떄문에 자유로운 여행에 족쇄가 채워지는 꼴이 되는지라 이용하지않았다는 의견들이 많았다.
다시 인포로가서 500엔짜리 전차1일권을 구매했다.
전차는 거리에 상관없이 1번 타는데 120엔이니 4번이상만 타면 이득이다.
여기저기 돌아다닐 걸 생각하니 500엔은 훨씬 넘을거 같아서 구매했다.
그리고 점심시간이어서 바로 시카이로 향했다.
한번에 가는 전차가 없어 츠키마치에서 한번 갈아타야한다.
츠키마치에 내려 한참을 기다리다 전차가 왔는데 반대방향이다;;;
표지판에 화살표가 가려있어 착각을 했더것이다. 주의하자.
시카이로는 오라카이간도리와 오라텐슈도시타의 중간에 위치해 있는데 오라카이간도리가 바다와 가까워 바다도 구경할겸 오라카이간도리에서 내렸다.
초록빛 바다위엔 작은 어선들이 여기저기 정박하고 있었다.
시카이로는 100년전통의 짬뽕전문점이라는 정보를 접하고 찾아갔는데 생각과는 달리 꽤 큰 건물이었다.
중국식의 건물모양이었고 전층을 다 사용하고 있었는데 원래는 조금은 작고 허름한 모양을 기대해서 알수없는? 약간의 실망감을 안고 식당인 5층으로 향했다.
유명한 나가사키짬뽕이 한그릇에 9??엔, 세가지 메뉴의 정식은 2,100엔이었다.
하나만 먹기는 아쉬워서 정식으로 주문을 했다.
부드러운 계란탕?과 여러가지 섞인 계란찜? 그리고 탕수육을 닮은 요리를 거쳐 제일 마지막으로 짬뽕이 나왔다.
나가사키짬뽕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많이 먹는 빨간색이 아니라 멀건색이다.
내 입맛에는 나름 맞았는데 와이프는 크게 만족스럽지는 않은 눈치다.
일단 느끼헀기때문에 와이프한테는 안맞고 느끼한걸 잘먹는 나한테는 잘 맞았다^^
그리고 후식으로 나온 요쿠루트처럼 생긴 코코넛음료?를 먹고 틀어진 이후 일정을 다시 맞춰보기 시작했다.
펜이 없어 다시 한번 외쳤다. 스미마셍. 보루펜 아리마스까?
볼펜을 얻어서 정리를 하고 계산을 하려고 계산서를 보는 순간 눈을 비빌 수 밖에 없었다.
계산서에는 4,200엔이 찍혀 있었다. 이게 뭔가 멍하고 있다가 따져봐야하는데 말이 안통하니 어쩔까하다가 일단 계산대앞에가서 따져보기로 하고 가는길에 다시한번 메뉴판을 들여다 봤는데 작은 글씨로 정식요리는 2인부터라고 되어있었다. 할말이 없어 그냥 결제했다.
나와서 각요리별로 계산을 해보니 가격은 맞는거 같은데 4,200엔으로 먹은거치곤 너무 부실하다 ㅠㅠ
물론 맛은 있었지만 양이 부실했다는 것이다. 정식은 2인부터인것을 꼭 확인하자!
밥을 먹고 나왔는데 아뿔싸. 비다. 비가오는 것이다.
우산도 마침 안챙겼는데 ㅠㅠ 일이 너무 꼬인다.
비가 안그치면 이나사야마 전망대에 올라가도 야경보기가 힘들거 같아서 일단 비가 그칠것인지 좀더 기다려보기로 했다.
근처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는데 동전을 던져 행운을 비는 인공연못?을 발견해 거금 1엔을 던져넣으며 비좀 그치게 해달라고 빌었다.
비가 약간 잦아져서 맞으편 언덕의 구라바엔으로 향했는데 다행히 비가 거의 그치고 있었다.
구라바엔 올라가는 길에 있던 미술관? 1층은 무료였지만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해서 둘다 불편한 신발이었던지라 정원만 구경하고 나왔다.
구라바엔 입구를보니 입장료가 6백엔인데 그다지 볼거리가 많지않을거 같아 들어가지 않고 다시 전차로 향했다.
일정이 왕창 틀어져버려서 전차역에서 비교적 가깝게 위치한 스와진자에 들리기로 했다.
전차에 올라 7정거장을 이동하면 스와진자마에 정거장에서 하차한다.
지하도를 건너 나가면 바로 신사로 연결된다.
돌려된 입구는 크리 크진않지만 왠지 굉장히 웅장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많은 계단을 올라 신사에 도착하니 조용하고 정돈된 분위기이다.
다시 계단을 올랐더니 붉은 터널을 통해 가장 윗쪽에 있던곳에 이르러 이쁘게 사진을 찍고 내려왔다.
배터리가 간당간당해서 한장정도 더 찍을 수 있을거 같아 어둠이 조금씩 내려앉은 신사를 야경으로 이쁘게 찍으려고 계단에 삼각대를 올리고 장노출로 촬영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삼각대가 넘어져버렸다.
카메라가 계단에서 데굴데굴 ㅠㅠ 엉엉엉 배터리가 완전 나가버렸으면 이런일이 없었을껄 하는 후회도 든다ㅠㅠ
다행히 렌즈위에 껴놓은 필터만 깨져있었는데 나사선쪽이 찌그러져서 렌즈에서 빠지지가 않는다.
늦잠때문에 일정이 틀어지고 비때문에 다시 짠 일정마져 엉망이 된상태에서 점심식사비용도 실수로 과도하게 지출한 꿀꿀한 상태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니 정말 기운이 빠졌다.
어차피 다음 일정으로 어디를 가기도 힘들었던지라 나가사키역으로 돌아와 열차를 기다리는 동안 필터의 깨진 유리를 조심조심 뺴냈다. 필터한쪽이 안쪽으로 찌글어져 박혀서 손으로는 빠질 기미가 안보인다.
그래도 렌즈에 손상이 없었던것은 신사에서의 사고여서 뭔가의 힘으로 불행중 다행이 아니었던가 위로해보았다.
호텔로 돌아가면 벤치라도 빌려서; 필터를 빼낼생각으로 하카타역에 도착하면 요도바시카메라에서 필터를 하나 새로 살 생각이었다.
점원에게 필터가 있는지 물었다. 스미마셍. 필터 고쥬니미리. 하니 한쪽에서 찾아 가져온다.
무려 1386엔?이던가. 난 필터는 제일 싼넘만 보호용으로 써왔기에 너무나 비싸서 좀더 싼게 없냐고 물어봤다.
모또 로우 코스트 ㅡㅡ;;; 완전 새로운 언어를 만들어낸 수준이다.
점원이 머릿속에서 한참 번역을 하더니만 더 싼건 없단다;
여기서도 허탕을 치고 저녁이나 먹으러 나섰는데 그전에 근처의 백엔샵에 구경하러 가보자고했다.
교통센터 3층에 900여평의 일본최대규모?의 백엔샵이 있다는 정보를 찾아 한참을 건물안에서 뱅뱅 돌았으나 결국 영업시간이 8시까지라는 안내판만 바라보다가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시간이 벌써 10시 가까운 떄였다.
둘은 너무나 기운이 빠져 밥먹을 기운도 안나서 호텔 앞의 편의점에 들려 도시락과 몇가지 먹거리를 골랐다.
주막밥이나 삼각김밥이 100엔조금 넘어서 먹을만할거 같았는데 냉동고에 100엔짜리 꽤 양이 되는 냉동볶음밥이 보였다. 마트에서 렌즈로 돌려준다는걸 어제 봐놨기에 덥석 집고 계산대로 향했다.
야끼소바도시락을 데울꺼냐고 묻길래 그러라고 하고 기다리는데 볶음밥은 데워주지 않는것이다.
또 되도안되는 외계어수준으로 물어보니 비닐제질이라 안된단다;; 다시 놓고 주먹밥으로 바꿔왔다.
호텔 건너편에 다코야끼차가 있어 좀 살까해서 잔돈을 모아보니 385엔이다. 다코야키는 4개에 800엔 5개에 1천엔.. 5개는 많을거 같아 천엔을 들고 4개를 주문할려고 했는데 주인아저씨가 너무 달고 졸고 계시고 미리 해놓은게 없길래 차마 깨우지못하고 그냥 호텔로 돌아왔다.
들어오자마자 먹거리를 풀어헤치고 먹어댔다.
오늘은 참 사건도 많고 꿀꿀한 날이다.
경비를 계산해보니 정말 한것도 없이 다른날보다 2천엔이나 더 썼다. 더 재밌게 지냈다면야 상관없지만 이렇게 우울한 날 쓴돈이 다른 날보다 더 많다니...
잠이나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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