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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시장

고창달맞이꽃 2022. 1. 10. 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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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10 왓챠

 

1950년 12월 흥남부두는 북한군과 중공군에 밀려 10만 장병들과 전쟁물자들을 싣고 철수하기 위한 작업이 한창이다.

당시 이 소식을 접한 피난민들은 그 배에 타는 것만이 목숨을 건실 수 있다는 희망에 흥남부두로 새까맣게 몰려든다.

하지만 이미 전쟁물자와 군인들을 태운 배는 더이상의 공간이 없어 피난민을 무시하고 이대로 배를 띄우려고 하지만 어느순간 갑자기 전쟁물자들을 다시 부둣가에 내려놓고 그 빈자리에 피난민들을 태우기 시작한다.

(영화에서 당시 피난민을 태워야한다고 유엔 책임자에게 강력히 주장하던 한국인은 실존인물이라고 한다.

미군 통역사로 현장에 함께한 현봉학 박사는 피난민들을 태워야한다고 애드워드 포니 대령에게 강력히 요청하였고 포니 대령은 최고 책임자인 알몬드 중장에게 요청해 어렵게 피난민의 수용을 결정하게 된다.

이로써 10만의 피난민은 무사히 전쟁의 포화속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고 이 철수작전은 인류사에 가장 인도주의적인 철수작전으로 기록되고 있다.)

흥남부두로 향하는 피난민들의 행렬 속에는 거적대기만을 걸치고 추위를 달래며 제대로 먹지못해 마르고 눈이 쾡한 아이들의 모습이 등장한다.

지금 우리가 사는 환경에서는 절대 상상할 수 없던 그 지옥같은 장면들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배에 올라타는 북새통 속에 덕수는 동생 막순이를 잃어버리고 아버지는 막순이를 찾아오겠다며 아들 덕수에게 가족들을 잘 지키라는 부탁을 남기고 결국 돌아오지 못하고 헤어지게 된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가장이 된 덕수는 가족을 책임지기 위해 파독 광부에 지원한다.

죽을 고비를 넘기고 귀국 후에 독일에서 만난 영자와 결혼까지 하게 되지만 동생들의 뒷바라지로 또다시 전쟁이 한창인 베트남으로 향한다.

이 후 1983년 이산가족찾기 방송을 보고 아버지와 동생을 찾기 위해 서울로 향한다.

이때의 이산가족찾기 방송은 정말 눈물없이는 볼 수 없는 애절함으로 온 국토가 울음바다가 되다시피하였다.

그때 내 나이 10살 철없던 시절이라 크게 감정에 와닿지는 않았던 기억이 나지만 지금에서 돌아보면 정말 너무너무 슬픔이 가득했던 시기였다.

영화에는 그 당시의 상황을 아주 사실적으로 재현하고 있어 그 씬에서는 나도 꺼이꺼이 울면서 보았다.

결국 미국으로 입양된 여동생 막순이를 찾게된다.

실제 당시 방송에서도 외국으로 입양되어 국제전화로 서로 통화하며 하늘이 꺼질듯 목놓아 울던 모습들이 생생히 기억난다.

그리고 시점은 현재로 돌아와, 이젠 가정을 이룬 동생들과 온식구들이 이젠 제발 가게를 처분하고 편히 사시라고하는데 먹던 과일까지 내던지며 화를 내고 자리를 뜬다.

오늘내일 하도록 나이가 많이 먹어서까지 왜 가게를 팔지 않으려고 하는지, 그 이유는 영화로 직접 확인해보자.

 

1964년 파독.

머나먼 옛날 일인 줄만 알았는데 내가 태어나기 불과 9년 전의 일이었다.

마땅히 돈을 벌 일자리를 찾기 힘들던 시절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달콤함에 빠져 말도 통하지 않는 그 머나먼 이국의 땅에서 타향살이를 하게되는데 지하 땅굴 아래서 얼마나 고독하고 암울했을지..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꾹꾹 막히며 눈물이 나려한다. 

밤마다 고국이 그리워, 가족이 그리워 눈물로 지새웠을 그 아픔들...

육체의 고통보다 그 그리움에 사무친 가슴이 얼마나 아팠을지..

그런 가운데 파독간호사였던 영자를 만나게 되는데 영자도 마찬가지로 너무 힘든 간호사 생활에 눈물 흘리며 힘들어 하던 시기였다. 힘겨운 타향살이의 아픔을 서로 다독이던 둘은 연인사이가 된다.

파독간호사의 여러가지 고충 장면에서 시체닦는 장면이 나오는데, 어릴적 시체닦는 알바가 돈을 많이 준다고 한번 해볼까 혹했던 철없던 시절이 생각이 난다.

 

영화 속에는 또하나의 즐길거리가 있다.

실존 인물들이 당시의 젊었던 모습으로 까메오처럼 출연하다.

고급 천을 띠로온 김봉남(앙드레김), 고기 많이 먹는다고 구박받는 중학생 이만기, 월남에 참전한 군인 남진(전쟁 중 틈틈히 만든 노래가 '님과 함께'이다. 고국에 돌아가면 발매한단다. 물론 이것은 영화상의 설정)

어느 장면에서 등장하는지 눈여겨보자. 

또하나의 볼거리는 장면전환 효과.

화려한것은 아니지만 현재와 과거가 교차할때의 화면편집이 재밌다. 영화로 확인하길.

 

내가 태어난 해가 1973년이니 한국전쟁 후 20여년 밖에 안되었을때라 나에겐 그리 먼 과거도 아닌 샘이다.

당시 서울도 먼지 풀풀 날리는 맨땅이 대부분이었고 그 위에서 망까기, 자치기, 다방구 등 아이들과 어울려 놀던 기억이 생생하다.

지금으로 보면 이미 한국전쟁이 70년이 흘렀지만 그 때의 아픔은 아직까지도 지워지지않고 있는거 같다.

종전선언의 희망이 싹트고있는 지금, 이 아픔을 치유하는 방법은 종전선언에 이은 통일이 아닐까 싶다.

그날을 위해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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