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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거/영화·애니

모범시민

by 고창달맞이꽃 2009. 1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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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후기 시사회
12/2 오후 8:50, 스폰지 5관 (구 중앙시네마)
 
아이후기(http://ihoogy.com)이벤트를 통해 영화 '모범시민' 시사회를 보게 되었다.
와이프도 보고싶었던 영화라고하고 마침 12/2이 9번째 결혼기념일이었고 별다른 이벤트꺼리가없었던지라 얼마나 반갑던지^^
영화를 보고 뭔가 남는 여운이 강해 오랜만에 영화평을 써보기로 했다.
 

 
아내와 딸이 무참하게 살해당하는 장면을 무력하게 지켜볼 수 밖에 없었던 주인공.
그 악몽같은 기억은 단지 시작일 뿐이었다.
잔인한 살인마를 눈앞에 두고도 어찌할 수 없는 허울좋은 법때문에...
살인마측의 변호진이 선수를 쳐 증거불충분이 되자 주인공의 변호사는 이미 승소는 힘들다는 판단으로 적당한 선에서 협의할 것을 권한다.
하지만, 자신의 혈육이 무참히 살해되고 그 장면을 무력하게 바라만 볼 수 밖에 없었던 당사자로써 '협의'라는 말은 '포기'와도 같은 말일 뿐이다.
그 후 그 잘난 '법'을 이용하여 교묘하게 복수를 시작한다.

영화가 시작되고 앙증맞은 어린딸과의 소소한 일상은 현관문을 열고 들이닥치 살인마들에 의해 유리장처럼 산산히 부서져 버리고 만다.
살인마 공범에게 무력으로 제압당하여 아내와 딸이 무참하게 살해되는 장면을 피눈물을 흘리며 안타깝게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주인공은 곧 내가 된다. 나 역시 똥그랗게 뜬 눈으로 그저 지켜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즐기기 위해 영화관을 찾은 나는 이 순간동안은 마치 살인마와 같은 편에 서있었는지도 모르다는 생각에 뒷덜미가 서늘해진다.
범인들은 체포되지만 이후 법정에서 증거불충분으로 그저 3년형이 구형되고 이러한 무기력한 '법'과 그 법을 집행했던 인물들에 대해 큰 실망감과 배신감으로 10년 동안 복수를 꿈꾸게 된다.
복수극은 정말 치밀하고 무자비하게 진행되지만 한편으로는 주인공의 억울한 감정이 이입되 통쾌한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 역시 10년전 자신의 아내와 딸을 살해했던 그 살인마들과 같은 행동을 하고 있을 뿐이라는 생각도 들어 결국엔 씁쓸한 느낌을 지울수가 없다.
영화가 끝나고 나오면서도 통쾌와 씁쓸함의 공존으로 머릿속은 혼란스러웠다.
나쁜, 잘못된 복수인지는 알겠지만 내가 저 상황이라면, 그리고 주인공과 같은 기회가 주어진다면 과연 나는 그냥 참아버렸을까?? 똑같이 복수극을 펼쳤을까??
아마 대부분의 사람이 입으로는 '법'을 들어 복수를 반대하겠지만 그보다 위에 위치한 뇌로는 '복수'를 떠올리지 않을까...?

이 씁쓸함이 꽤나 오래토록 여운이 될거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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