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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거/책

Atlas of Beer 아틀라스 오브 비어

by 고창달맞이꽃 2019. 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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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맥주와 함께 하는 세계 여행

ATLAS OF BEER

"맥주는 단순히 곡물, 홉, 효모, 물로 만든 술이 아닙니다. 맥주는 사랑과 우정이며, 기술과 마법이고, 정체성이자 언어이며, 논쟁과 다툼이자, 음악과 패션이며, 대화와 혁명이며, 역사와 미래입니다. 맥주는 인류입니다."

브루클린 브루어리 브루마스터 개릿 올리버의 추천사 

 

 책을 손에 들고 펼치기 바로 전 순간, 마치 생전처음 접한 맥주를 눈앞에 두고 온갖 궁금증으로 온몸이 흥분으로 바짝 긴장되는 기분을 느꼈다. 그동안 시중에서 서너가지 맥주관련 책을 구해서 봤지만 대부분 맥주의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줄 뿐 제대로 맥주의 속살까지 속시원하게 보여주는 책을 아직 만나보진 못한것 같다.

 요즘엔 수입맥주가 할인마트나 편의점에도 들어와 가격과 접근성의 부담이 없어지고, 맥주 자가양조 패키지 상품들로 가정에서도 만들 수 있을 만큼 맥주는 우리의 일상생활에 깊이 파고들어 왔다. 하지만 오래된 역사속에서 지역과 정치, 권력 등에 얽힌 다양한 사건들을 거쳐 우리 곁에 오는 길은 그리 녹녹지않았음을 이 책에서 목격하게 된다.

 

 누구나 맥주에 대해 알려진 짧막한 상식같은 이야기들 몇가지씩은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빵을 만들다가 맥주가 발명되었다는 이야기부터 피라미드 건설 노동자들에게 맥주가 의무지급되었다거나 중세시대 페스트의 유행으로 인해 안전한 식수확보 차원에서 수도원에서 맥주를 양조하게 되었다는 사실, 영국에서 인도까지의 기나긴 항해에 맥주가 상하지 않도록 홉을 잔뜩 넣어 IPA(India Pale Ale)라는 맥주가 탄생했다는 이야기 등이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져있다.

 이 책에선 그렇게 단편적으로 알고있던 이야기들 뿐만 아니라 크고작은 맥주역사의 한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는 수많은 사건이나 장소들을 다양한 배경지식들로써 입체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  오랜 역사와 지역, 그리고 권력과 정치, 전쟁 등에 얽힌 복잡하고 깊숙한 맥주의 진짜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어 비로소 진짜 맥주책을 찾은 기쁨을 맛보았다.

 

맥주는 사회, 지역, 또는 국가를 정의하는 액체 형태의 유산입니다.

 본격적으로 맥주여행을 떠나기 전에 떼루아(프랑스어 '토양'), 즉 땅을 비롯한 다양한 자연환경과 물, 곡물, 효모 등의 원재료로써 맥주의 지역적인 특성을 설명하며 이어 맥주의 현재상황을 짚어보는 맥주 문화와 지리적 연관성에 중점을 두고 그려진 주요 맥주스타일의 지리적 기원 도표, 그리고 맥주 양조 과정 등의 정보들을 몇페이지에 걸쳐 소개하고 있는데 다른 책에 비해 적은 분량으로도 충분히 사전정보를 다루고 있어 지루하지않고 단백하게 기초 지식을 챙길 수 있다.

 

 

자, 이제 진짜 맥주 여행이 시작된다!

 

 크게 6개의 대륙으로 분류하여 각 지역에서 맥주가 어떻게 생겨나고 어떠한 경과를 거쳤는지 역사와 배경지식으로 시작되는데 이러한 대륙소개만으로도 해당 지역 맥주의 특성을 파악할 수 있다.

 

그 뒤로 해당 대륙의 맥주 역사에서 주목할 만한 사건들을 정리해놓은 연표인 '브루라인(Brewline)'이 있어 한눈에 맥주역사가 들어온다.

'비어 가이드' 부분에서는 각 지역 양조사와 업계의 인터뷰 내용을 종합하여 꼭 방문해봐야할 장소를 지도 정보와 함께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맥주 축제지역 맥주 부분에서 각각 대표적인 맥주 축제와 해당 국가의 광범위한 맥주 지리정보를 담고 있는데 비어 가이드맥주 축제, 지역 맥주 이 세부분만 숙지한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맛있는 맥주를 찾아 떠나는 여행길에 부족한 것은 전혀 없을것 같다.

마지막으로 각 대륙의 다른 나라 현황에서는 각 대륙의 떠오르는 여러 맥주 국가들의 맥주 생산과 소비량, 각 국가의 병맥주 평균 가격에 대해 소개하며 대륙 챕터가 마무리된다.

 

 대륙별로 묶여있기에 좋아하는 국가나 맥주스타일에 따라 원하는 곳부터 펼쳐놓고 읽을 수 있다.

마치 여행기 책자를 보듯 눈길이 가는 곳마다 새로운 정보들과 이야기거리들로 꽉꽉 들어차있어서 꽤 많은 분량을 갖고 있는 책이지만 한권 전체를 읽어내는데는 그리 많은 시간이 들지 않았다. 사실 책을 한번 펼치면 다시 덮기가 쉽지않기 때문이다.

각 챕터와 장 별로 차곡차곡 정리되어가는 정보들 중간중간에 잠깐의 여유를 주는듯한 짧막한 상식들을 찾는것도 재밌다.

예를 들자면, 브뤼셀에 위치한 데릴리움이라는 카페는 2,500가지 맥주를 제공해 세계신기록을 보유하고 있다거나,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거의 사라질 뻔한 벨기에 화이트 비어 스타일은 1966년 피에르 셀리스에 의해 되살아나게 되었는데 이 맥주가 바로 여러분도 잘알고있는 호가든 맥주라는 사실.

 

또한, 브뤼헤의 드 할브 만이라는 브루어리는 550년이 넘도록 꾸준히 맥주양조를 하고 있는 유서깊은 양조장인데 2016년에 양조장과 3km 떨어진 병입시설을 파이프 라인을 연결했다고 한다. 땅밑으로 흐르는 맥주라니, 그야말로 맥덕들에겐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땅이라고도 할 수 있지않을까..

라들러맥주의 기원도 찾아볼 수 있었다.

라들러맥주는 1922년 6월의 어느 토요일날 다이젠호펜이라는 독일의 작은 마을에서 탄생되었는데, 당시 뮌헨에서 출발한 13,000명의 사이클리스트들이 이 작은 마을에 머물게되었고 이들을 위해 여관 주인이 맥주와 레몬소다를 섞은 칵테일을 내왔는데 그게 라들러맥주의 시초라고 한다.

여관주인은 이 맥주를 라들러 마스(Radler-mass)라고 불렀으며 독일어로 사이클리스트의 1리터라는 의미라고 한다.

 

이러한 재미난 상식들이 가득가득해 한번 펼치면 헤어나기가 쉽지 않은 중독성 강한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상 간략하게 책을 살펴보았는데 처음 책을 손에 들었을때 마치 백과사전 느낌이 드는 큰판형과 다양한 페이지 구성으로 알찬 내용들이 꽉 들어차있어 보는것만으로 이미 배가 부른 느낌이 들었다.

맥주를 접하면서 궁금한 분들이나 단순히 좋아해서 열심히 마시기만 했던 이들도, 그리고 자타공인 맥덕이라지만 사실 맥주에 대한 가방끈이 짧아 고민하던 분들이라면 이책을 꼭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아니, 맥주에 대한 조그마한 관심이라도 있다면 반드시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희망이 있는데, 책의 만듦새가 워낙 좋아서 마음에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이러한 많은 정보들을 항상 휴대하며 외부에서도 쉽게 펼쳐 확인해볼 수 있는 일반 판형의 책자로도 출간되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다.

 

책 정보 http://www.yes24.com/Product/Goods/73162533

 

본 서평은 이벤트를 통해 제공받은 책으로 진행하였으나

사전에 어떠한 조율없이 순수하게 개인이 읽고 쓴 서평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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