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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거/책

방구석 맥주여행

by 고창달맞이꽃 2021. 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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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랜 책이 주인공이 되어야 하는데... 다른 용도로 찍은 사진을 재탕함을 당당히 밝힌다.

 

소제목까지 합한 책의 제목은 <5분만에 읽는 방구석 맥주여행> 이다.

사실 '한번에 읽는', '하룻밤에 읽는', '일주일만에 어쩌고...' 이런 책들은 대부분 내용이 너무 가벼워 입문서 정도로 깊은 지식을 얻기 힘든 경우가 많았기에 솔직히 이 책도 큰 기대감을 갖진 않았었다.

표지 디자인이 너무 심플한것도 그런 인식에 한몫을 한것 같기도 하다.

아무튼 활동하던 맥주카페의 회원이기도 한 저자가 직접 책을 보내주어 보게되었는데 이 책, 너무 재밌다.

여지껏 대략 10여종의 맥주관련 책을 봐왔는데 이렇게 짜임새있으면서도 흥미로운 책을 만나는건 쉽지 않았다.

작년에 일독 후 바로 서평을 써볼까 했는데 당시에 내용이 좀 한번에 이해하기 어려운 맥주서적을 연달아 보고있던 때라 정신이 없어서 시기를 놓치고 2021년 초 가장 첫번째로 (다시)읽은 책이 바로 이 책이었다.

이제서야 이 책을 제대로 소개할 수 있게되어 스스로도 다행?이라고 안도감에 마음을 놓게되었다.

일단 '재밌는 책'임은 확실하므로 별다른 설명은 필요하지않을것 같고 그중에 인상깊거나 재밌게 읽었던 내용들을 좀 추려서 소개하는 것으로 충분히 서평이 되리라 생각한다.

 

맥주와 상식, 맥주와 스타일, 맥주와 나라, 맥주와 브랜드, 맥주와 한국 이라는 다섯가지 챕터로 아주 다양한 지식들이 빼곡히 들어가 있다.

지식이라고하면 왠지 지루하고 딱딱하게 생각하겠지만 단편적인 정보들이 잘 엮여져있어 마치 재미난 이야기책을 읽는것처럼 쉴세없이 페이지를 넘겨보게 된다.

소제목과 같이 바쁜 일과 중에도 잠깐씩 짬내 5분이면 한편씩 읽을 수 있도록 부담없이 구성되어있다.

챕터 당 한가지씩 맛을 보여주자면,

 

맥주와 상식 부분에서는 우리나라 맥주 역사의 시초를 영조시대까지 길게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문헌에 '맥주'라는 용어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다만 지금의 맥주와 같은 술은 아니었겠지만 아무튼 보리로 만들어진 술임에는 분명하다.

이렇듯 우리나라의 맥주역사에 대한 색다른 시각을 보여준다.

 

맥주와 스타일 편에서 새롭게 알게된 재밌는 정보도 있다.

덴마크 왕실맥주로 유명한 칼스버그 이름의 유래가 재밌다.

당시 칼스버그 양조장은 코페하겐 교외의 작은 언덕 윗쪽에 위치해있었다.

설립자인 야콥센의 아들 이름인 '칼'과 작은 언덕이라는 뜻의 '버그'가 합쳐진 것이 바로 칼스버그라는 이름의 정체이다.

소소하지만 어디가서 써먹기 딱좋은 재미난 이야기 소제가 아닐까.

 

그리고 이 책에서 알게된 정보 중 가장 흥미로웠던 것이 있는데 우리나라 맥주역사에 잘 알려지지 않은 내용이다.

맥주와 나라 챕터에 나오는 이야기인데, 바로 이젠벡 이라는 맥주에 대한 부분이다.

1973년 삼기물산이 독일 이젠벡 사를 통해 지분의 49%을 투자받아 조선맥주와 동양맥주에 이어 세번째로 맥주 면허를 취득해 맥주를 생산하게 된다. 그런데 이때 만들어진 맥주가 필스,엑스포트,프리바트, 알트, 복 등 5종류라고 한다.

그 당시의 맥주 라인업이 오히려 지금 대기업 맥주들보다 훨씬 화려해 놀랐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가지 재미난 이야기를 들자면, 맥주와 브랜드 챕터에 나오는 내용이다.

최순실 사태가 터졌을때 올드 라스푸틴이라는 맥주가 최순실 맥주로 불렸던 적이 있는데 그 계기가 다음과 같다.

19세기 말 러시아에서 최면술과 괴상한 마력?으로 귀부인들을 홀리고 다니던 이가 결국 알렉산드라 왕후의 총애를 입어 비선 실세가 되고 국정을 농락해 결국 300년간 이어온 러시아 제정을 몰락시키게 되는데 그가 바로 이 맥주의 주인공인 그리고리 라스푸틴이다. 

마침 최순실 사태와 맞물려 이 맥주의 별명이 최순실 맥주가 된것은 참으로 시의적절했다고 볼 수 있다.

 

이 외에 풍부한 지식과 정보, 이야기거리들이 넘쳐나는 책이기에 맥주를 좋아하는 이라면 꼭 만나보시라고 추천드리고 싶다.

평소에 책이나 영화를 많이 보는 편인데 하나의 영화나 책을 한번이상 본적이 한손에 꼽을정도로 같은 내용을 반복해 다시 보는걸 그리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이 책은 작년에 이어 올해 초에 한번 더 일독을 하였다.

다시 봐도 역시나 재밌는 책이었다.

(참고로 두번 읽은 책은 이 책외에 알렉스 헤일리作 <뿌리>라는 소설이다. 국민학교 시절 읽고 너무 감동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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