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맥주를 손에 넣었을때 처럼 처음보는 맥주서적을 대하면 비슷한 기대감과 설레임에 들뜬다.
이 책은, 맥주에 대해 전반적인 지식을 다루던 기존의 다른 서적들과 달리 제목에서처럼 '맥주의 맛'에 중점을 두고있다.
단순히 맛을 다루는것도 아니고 '맛보는 방법'에 대해서 친절하게 알려준다.
일단 첫페이지를 넘기자 바로 나오는 도표 홉, 몰트, 물과 효모가 맥주의 어떤 느낌을 갖게해주는지 정리해놓은 표인데 이것만 숙지하고 있다해도 맥주의 맛을 찾는데 큰 도움이 될거같다. 사실 이 도표를 보고 정말 정리가 잘되어있어서 '이거 하나만 기억해둬도 책값은 하겠다'라고 생각을 했었으나, 한페이지씩 넘기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매 페이지마다 이런 도표와 그림들이 꽉 들어차서 어릴적 보았던 총천연색의 사진과 그림, 도표 등으로 화려했던 백과사전을 처음 접했을 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맥주마니아라고 자처하는 지인이 내가 가져다 준 맥주를 마셔보곤 오렌지향이 들어갔네, 커피가 들어갔네 라며 저렴한 가향맥주 취급을 하길래, '그건 첨가물이 아니라 홉이나 몰트 등에서 나오는 맛이다' 라고 했더니 믿지않고 계속 첨가물이 들어갔다고 투덜댄다. 맥주를 좋아하더라도 맥주에 대한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모르고 먹으면 이런 황당하지만 흔한 실수를 하게된다. 이 표만 갖고 있어도 어떤 데에서 이런 맛과 향이 나오는지 유추해볼 수 있고 이 맥주의 특장점이나 제품기획 의도까지도 파악할 수 있게된다. |
맛이라는 건 기본적으로 오감을 통해 느끼게 되지만, 개인의 취항에따라 느끼는 반응이 다르다.
그날의 기분, 컨디션, 체력, 분위기, 안주나 음식, 같이한 사람들, 날씨 등등...
거기에 맥주를 마셨을때 맛을 판단하는 것은 우리의 오감 뿐 아니라 기억까지도 등장하게된다.
맥주를 마시면서 각 감각이 어떻게 맥주의 맛을 느끼게되는지 그 과정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다음 도표는 이책의 핵심이라할 수 있을거 같다.
테이스팅 시트는 당신이 맥주를 맛보고 평가할 때 특징을 잘 알아볼 수 있는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맛과 향부터 시작해서 상세한 감상평까지 이어가면 된다.
예를 들어 맥주에서 빵 냄새가 난다면 이것이 무엇인지 시트를 보고 알아내는 것이다. <본문 중>
그 뿐 아니라 맛을 느끼는데 꼭 필요하지만 잘모르고 지나쳤던 부분, 오프 플레이버(이취)까지도 잊지않고 안내해준다.
이취를 찾아내는것도 맛을 느끼는 일부이기 때문에 꼭 알아두어야 할 부분이다.
마지막 부분은 음식과의 궁합(페어링)을 다루고 있는데 다양한 방식으로 조합을 찾아내는 방법이 소개되어있다.
맥주 마실때마다 해당 맥주에 뭐가 어울릴지 참고해서 안주를 준비해보는것도 즐거운 일이 될거 같다.
책의 절반 분량은 이렇게 맥주 테이스팅에 대한 노하우들로 밀도있고 짜임새있게 채워져있고 나머지 절반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맥주들을 스타일별로 설명해놓은 글들이다.
맥주관련 서적들은 눈에 띄는대로 구입해 읽어왔는데 이 책 '맥주 테이스팅 코스'는 제목대로 맥주 맛보기에 특화된 내용을 다루고 있다.
국내 대기업의 라이트 라거에서 눈을 돌려 크래프트 비어에 이제 막 눈을 뚠 새내기부터 맥덕이라 자처하는 마니들까지도 꼭 알고 마셔야할 정보들이 가득가득해 감히 필독서라고 추천드려본다.
더불어 외국서적이다보니 국내에도 이런류로 국내맥주를 다룬 책이 나온다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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